[헤이클래스 특강] 사랑받는 이야기를 만드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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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받는 이야기를 만드는 방법

20.10.07


상대방에게 알리고자 하는 바를 재미있고 생생한 이야기로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행위, ‘스토리텔링’. 이야기할 대상을 설정하는 것, 타깃에 적합한 이야기 주제와 스토리텔링 기법을 찾는 것은 콘텐츠/미디어 스타트업의 가장 큰 과제이다.

30만 팔로워(2020.10 기준)를 구축하고 있는 미디어스타트업 널위한문화예술 오대우 대표는 2017년 스브스뉴스 인턴 생활을 통해 밀레니얼 세대와의 소통법을 익히기 시작했다. 음악방송 PD를 꿈꿨던 그는 주말엔 공연장에서 공연 스텝으로 일했다. 스텝으로 일하면서 공연장 한켠에 비치되어 있던 문화예술 잡지를 들춰보면서 생각했다. ‘왜 이렇게 어렵게 썼을까’.

어려운 용어, 사설 위주의 콘텐츠를 보면서 ‘듣고 싶은 이야기보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많이 하는 분야’라는 생각과 함께 ‘이 분야는 플랫폼적 측면에서 한, 두 세대 밀려있다.’라는 판단이 들었다. ‘이 분야의 콘텐츠들이 어떻게 하면 더 사랑받을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에서 널위한문화예술이 시작됐다. 

오대우 대표가 풀어내는 ‘널위한문화예술(이하, 널위문)’이 지금까지 겪어온 단계적 성장의 이야기를 통해 사랑받는 콘텐츠를 만드는 방법에 대한 몇 가지 지점들을 짚어보자.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이야기는 무엇일까


대부분의 사람은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이야기를 만드는 방법’이라는 문장의 방점이 ‘이야기’에 찍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방점은 ‘필요’에 콕 찍혀있다.

앞서 문화예술 잡지에서 오대우 대표가 느꼈던 것과 같이 사람들은 여전히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한다. 그동안은 각 채널에서 송출되는 콘텐츠를 대중들이 와서 보는 형식이었기 때문에 말하는 사람 중심의 콘텐츠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없는 용어가 가득하거나, 배경지식 없이는 접근하기 힘든 주제, 그리 관심이 가지 않는 이야기가 흘러나와도 이미 설정된 채널에 따라 자연스럽게 소비가 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이야기가 다르다. VOD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사람들은 언제든 ‘본인이 원할 때 찾아 들어가서’ 콘텐츠를 볼 수 있고, 영상 스트리밍 플랫폼이 더욱 일반화, 맞춤화되면서 내가 ‘필요한 콘텐츠를 찾는 것’이 일상화되었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야기가 발견되는 과정


타겟 오디언스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이야기는 무엇일까’라는 고민에서 우리는 질문을 다시 한번 좁혀 들어갈 수 있다. ‘우리가 타깃으로 하는 사람들은 누구일까’라는 질문이다. 널위문의 경우에도 오랜 시간 타깃에 대해 고민했다. 2018년, 널위문은 타깃 오디언스를 아래와 같이 매우 구체적으로 기술했다.

*출처 : 강연 자료


타깃 오디언스를 기반으로 하여 콘텐츠도 만들었다. 하지만 바이럴은 잘 되는데 비즈니스로 연결되지 않았다. 어떻게 하면 비즈니스로 연결할 수 있을지 고민이 생겼고, 구독자 중 약 120명을 두 달간 10회에 걸쳐 만나며 고민을 풀어 나갔다. 구독자의 생활 패턴을 발견하고, 그 속에 널위문의 콘텐츠가 들어갈 자리를 모색해보기 위해 질문지도 상세히 구성했다. Yes or No 가 아닌 하나의 행동 지표를 질문으로 삼았다.

*출처 : 강연 자료


그 결과, 구독자들로부터 공통으로 나온 이야기를 찾아냈다. ‘어디 가서 예술 이야기 꺼내면 진지한 이야기로만 받아들여져 부담스럽다’, ‘전시 보러 가야 하는데…’라는 두 문장으로 정리할 수 있었고, 이 문장들이 각각 널위문의 ‘콘텐츠 화법’과 ‘타깃의 문제 설정’이 되었다.


특히, ‘전시보러 가야하는데…’라는 문장에서는

  • 예술에 부채감을 가진

  • 하지만 일상이 너무 바쁜

  • 삶의 새로운 활력과 영감을 바라는

  • 자신의 취향을 만들고 싶은

위 항목으로 요약되는 특징들을 추릴 수 있었고, 구독자 페르소나에 가장 근접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페르소나에 어떤 콘텐츠가 적절한지 고민한 결과 도출된 솔루션은 다음과 같다.

  • 예술에 대한 부채감을 해소해주는

  • 시간/심리적 부담을 줄여주는

  • 삶의 새로운 활력과 영감이 되는

  • 취향의 발견과 형성을 돕는

지금도 널위문은 ‘우리 콘텐츠를 보고 있는 사람들은 누구일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이 문장들을 고도화해 나가고 있다.


키워드 라벨링&키워드 믹스

이제 들을 사람들이 설정되었으니, 그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주제는 어떻게 찾을 수 있는지 살펴보자.

널위문이 처음에 주로 다뤘던 콘텐츠는 ‘시각예술’에 집중되어 있지 않았다. ‘예술인복지법’ 등의 정보 콘텐츠와 ‘국악이 꼭 옛날 음악이어야 돼?’ 등의 다양한 문화예술 분야의 콘텐츠도 바이럴이 잘됐고 조회수도 높았다. 사랑받는 콘텐츠가 무엇인지 데이터를 쌓기 위해 계속 영상별로 키워드를 라벨링 했다. 그간 인기가 높았던 콘텐츠들의 키워드를 섞어 새로운 콘텐츠를 기획하면 반응이 좋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고, 가설은 데이터로 증명됐다.

*출처 : 강연 자료

*출처 : 강연 자료


위 이미지 상단에 위치한 콘텐츠의 중심 키워드 ‘색(컬러), 기업가, 아이디어, 기획자’와 하단에 위치한 콘텐츠의 중심 키워드 ‘한복, 한국, 전통시장, 제작자(메이커), 옷’을 적절히 섞어 ‘색(컬러), 아이디어, 기획자, 한국, 제작자(메이커)’라는 중심키워드가 모두 들어가는 ‘한국의 색을 담은 잉크 므른’[링크] 이라는 영상이 제작됐다.


멤버 영입 

키워드 라벨링 기법으로 계속해서 조회 수가 좋은 콘텐츠들이 제작되었으나 비즈니스로 연결되지 않았다. 당시, 조회 수가 콘텐츠의 몰입도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콘텐츠 몰입도가 높을수록 브랜드와 콘텐츠의 신뢰도가 높아지고, 결국 IP 유통 판매 - 브랜디드 - 부가가치 상승으로 연결된다. 이러한 콘텐츠 업계 구조에서 어떤 콘텐츠가 몰입도 높은 콘텐츠인지 알지 못했던 것이다.

*출처 : 강연 자료


결국 단 몇 개월의 임금을 지불할 정도의 자금밖에 남지 않았고, 비즈니스를 지속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해졌다. 콘텐츠로 비즈니스를 만들어 가는 전문가적 관점에서 현시점의 문제를 함께 고민해주고,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에디터들을 찾아가 영입하면서 멤버 교체가 이루어졌다.


KPI 설정 변경

새롭게 영입된 멤버들과 함께 고민하던 중 KPI를 잘못 설정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널위문의 기존 주 채널, 페이스북에서 기록되는 조회 수는 콘텐츠가 잠깐 재생됨과 동시에 스크롤로 지나치는 사람이나 콘텐츠를 끝까지 본 사람 모두 한 번의 조회 수로 기록했다. 진짜 KPI로 설정해야 하는 지표는 조회 수가 아니라 ‘시청 지속시간’이었다. 시청 지속시간은 평균적으로 해당 콘텐츠에 몰입한 시간을 뜻한다. 따라서 시청 지속시간이 높은 영상일수록 비즈니스로 연결될 확률이 높아진다.

KPI를 변경하면서 가장 정확한 수치의 시청 지속시간 데이터를 제공하는 유튜브로 주 플랫폼을 이동했다. 그리고 지표가 좋은 ‘시각예술’ 주제의 콘텐츠들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다음은 반응이 좋은 콘텐츠 top 3이니, 링크를 통해 시청해보아도 좋겠다.

*출처 : 널위한문화예술 유튜브 채널

  • 1) 굴림체가 구려보이는 이유 [링크]

  • 2) 핑크색의 비밀 [링크]

  • 3) 호크니 작품에 물이 많은 이유 [링크]

그러나 모든 콘텐츠에 동일한 지표를 적용하지는 않았다. 여러 개의 콘텐츠가 나열된 병렬식 영상은 특성상 중간중간 몰입이 끊어지는 부분이 생기기 때문에 바이럴 양을 지표로 삼고 있다.

 


콘텐츠 제작 각 단계에서 꼭 지켜야 할 것들 


단계 1. 콘텐츠 기획
  • 아이템 발제는 문장으로

  • 콘텐츠의 마지막 문장을 생각하라

  • 마지막 문장을 두고 팀원끼리 토론을 벌여본다

  • 기존에 성공했던 아이템과 새로운 아이템을 조합한다.

  • 성공한 아이템과 실패한 아이템에 대한 원인분석을 자료에 근거하여 진행한다.

  • ‘주제의 친밀도’와 ‘주제가 자아내는 호기심’을 배합할 것

단계 2. 콘텐츠 구성
  • 콘텐츠를 다 본 사람은 바로 다음 어떤 행동을 할 것인가?

  • 스토리텔링이 ‘새로운’ 독자에게 향해 있는가?

  • 특별한 이유없이 겹문장을 사용했는가? 한 문장이 20자 이상인가?

  • 개념어는 충분히 설명했는가?

  • 사진과 일러스트의 배분은 적절한가?

  • 개요를 구어체로 바꾸어 주변 사람에게 들려주기(시선 보기/팀원 제외)

  • 팩트체크가 되었는가?

  • 누군가에게 불편함을 주는 문장이 있는가?

단계 3. 콘텐츠 편집
  • 초반 5초 이내 독자의 시각을 사로잡았는가?
  • 초반 30초간 주제에 대해 충분히 설득되었는가?
  • 팀 내에 안 본 눈에게 보여주기


오대우 대표는 각 단계에서 체크해야 할 지점들을 짚었다. 특히 기억에 남았던 이야기는 콘텐츠 기획의 단계에서 마지막 문장을 두고 팀원들끼리 토론을 벌이는 일이다. 독자들의 혹평에 대해서도 예측해 보고, 우리의 콘텐츠로 누군가를 불편하게 하는 건 아닌지도 고민해봐야 한다. 영상의 말미에서 독자들을 두드리는 하나의 문장으로 콘텐츠의 뉘앙스가 결정될 수도 있다.


 

이야기로 비즈니스를 구축하는 사람들


‘우리가 만드는 것은, 영상이 아닌 이야기다’라는 전사적 관점에서 널위문 구성원은 모두가 스토리텔러이다. 사랑받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는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낼 수 있어야 하고, 재미있게 풀어내는 방법에 대한 지속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당장에 얼마나 많이 보느냐보다 우리가 사라졌을 때 얼마나 많은 사람이 슬퍼할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말하는 오대우 대표의 이야기 속에는 널위문의 브랜드 가치에 대한 자부심이 녹아난다.

‘콘텐츠 몰입이 브랜드와 콘텐츠의 신뢰도로 이어진다는 것’을 고려했을 때, 퀄리티 높은 콘텐츠를 위해 들이는 노력과 시간은 브랜드 가치 상승으로 직결된다. 널위문이 영어와 스페인어, 불어 논문 자료들까지 샅샅이 찾아 팩트 체크에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다. 열중하여 찾은 정보는 일상적인 주제와 어우러져 흥미롭게 재구성된다. 현재, 독보적으로 양질의 문화예술 콘텐츠를 생산하는 널위문은 '매개 사업'과 'IP 사업' 크게 투트랙으로 성장곡선을 그리고자 움직이고 있다.

*출처 : 강연 자료


앞서 말했듯, 이야기로 비즈니스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항상 안테나가 독자를 향해 있어야 한다. 그들의 반응을 데이터로도 환산하여 헤아리는 습관도 들여야 한다. 동시에 사랑받는 콘텐츠가 아닌 사랑받는 ‘이야기’를 만든다는 생각을 잊어서는 안된다.

 



Q&A


Q. KPI 재설정 후, 멤버 축소가 아니라 멤버 교체를 했던 이유는 무엇인가요?

A. 나를 포함한 초창기 멤버 모두가 비즈니스 관점이 부족했다. 더욱 전문적으로 널위한문화예술의 상황을 보고 비즈니스로 어떻게 연결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KPI 설정 후 멤버들이 들어온 것이 아니라, 그 분들을 모셔 왔더니 KPI가 바뀔 수밖에 없었다. 문화예술 콘텐츠를 이미 만들어 본 분과 예술 경영을 전공한 분, 두 분께 함께 해줄 수 있겠냐고 제안했다. 자본금이 거의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전문가들의 관점에서 현 상황을 파악하고,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데이터를 분석해서 비즈니스로 연결해야 하는지 해결책을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했다.


Q. 어떻게 유튜브 채널을 성장시킬 수 있나요?

A. 메타 데이터가 중요하다. 지표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썸네일, 키워드 등이 있다. 썸네일을 바꿔가면서 분당 조회 수가 어떻게 변화되는지 추이를 지켜보고, 소구가 되는 지점을 찾아내야 한다. 태깅, 제목, 설명 등도 쉽게 지나칠 수 있는 부분이지만 디테일한 작업이 필요하다. 그리고 일정한 주기성을 가지고 콘텐츠를 생산해서 독자들이 콘텐츠를 골라 볼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Q. 콘텐츠 한 편에 투입되는 인원과 제작 기간이 어떻게 되나요?

A. 널위한문화예술 구성원 6명이 다 같이 아이템을 기획한다. 구성부터 편집까지는 1인이 담당한다. 리소스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 기획은 오래 걸리고 구성부터 편집은 1주를 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공들이는 콘텐츠의 경우 2~3주, 2개월이 걸리는 경우도 있다. 콘텐츠별로 투여 인원과 기간이 달라진다고 할 수 있다.



"우리의 이야기를 듣고자 하는 대상을 찾고,

그들에게 익숙한 방법으로 이야기를 풀어내기 위해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이야기를 기획하고, 구성하고, 만드는 사람들은 ‘FEED TO NEED’의 의미를 기억해야 하지 않을까. 이제 더 이상 Feeding(단순히 먹이를 주는 행위)으로는 독자들을 만족시킬 수 없다. 우리의 이야기를 듣고자 하는 대상을 찾고, 그들에게 익숙한 방법으로 이야기를 풀어내기 위해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분명 스토리텔링에 정답은 없다. 그러나 이날, “예술의 재미는 예술이 만드는 이야기다”라는 오대우 대표의 말속에서 주제를 정하는 것만큼이나 풀어내는 방식 또한 중요함을 배울 수 있었다. 널위한문화예술이 거쳐온 성장 스토리를 듣다 보면 독자를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 적절한 콘텐츠 화법은 어떻게 설정할 수 있는지 등 스토리텔링 노하우를 찬찬히 알아갈 수 있을 것이다.


*작성 : 이은지

*편집 : 윤선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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